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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Japan

[일본 고야산 여행] 신성시 되는 오쿠노인 참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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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시 되는 오쿠노인 참배길

[일본 고야산 여행]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고 시간이 남아 무작정 오쿠노인으로 향했다.
오쿠노인의 입구에 이르자 여러대의 관광버스에서 일본인들이 내리고 있었다.
무언가 대단한 것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스쳐온다.

예감은 적중했다.
이치노하시(진언종의 창시자 고보대사 구카이)의 사당에 이르기까지
약 2km에 달하는 참배길인 오쿠노인(奧の院)은 고야산에서 가장 신성한 장소이다.

이 참배길은 일본인들이 본인과 친지들의 유골을 구카이의 묘지 가까이에 두면
극락왕생한다는 공감대가 자연스레 형성되면서 현재는 일본 최고의 명당자리가 되었다.

구카이는 일본에서 종교가, 사상가, 문예가로 존경받고 있다.

이 삼나무 숲길을 참배하는 사람들은 고보대사가 맞이하고 전송한다고 믿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참배길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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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노인 참배길 입구인 나카노하시

오쿠노인 참배길 관광지도


오쿠노인 참배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니 수백년 이상 된 아름드리 삼나무들이
참배길 양 옆에 빼곡하게 들어서 있어 거대한
숲을 만들고 있었는데 그 위용에 압도당했다.
나무의 수령을 적어놓은 푯말도 보인다.
‘500, 600년.... 대단하다!’


 

하늘을 향해 쭉쭉 치솟은 수 백 년 된 삼나무 숲과
하루 온 종일 흐린날씨로 인해 짙게 그늘진 
참배 길 양 옆에는
고금을 통틀어 수십만 기의 크고 작은 묘비들과 공양탑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예나 지금이나 적지 않은 일본인들은 고보대사가 먼 옛날에 죽은 것이 아니라
무덤에서 미륵이 되기만을 기다리며 명상하면서 안식하고 있다고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11세기경에는 일본 열도에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이미 세상을 떠난 가족의 유골이나머리카락을
고보대사 무덤 가까이에 안치해 두는 것이 큰 유행이 된 적이 있다.

그 이유는 잘 이해되지 않지만 그렇게 해야 그들이 그토록 추앙하는 고보대사가
미륵으로
다시 소생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한 풍조가 오늘날까지도 적지 않은 사람들에게 믿음을 줘 오쿠노인 침배 길 옆으로는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묘비들이 들어서게 되었다고 보면 된다.

이곳에는 일본 전국시대(1467-1568)에 일세를 풍미하던
다케다 신겐, 우에스기 겐신,
토요토미 히데요시, 오다 노부나가와 도쿠가와 이에야스 등의
영웅 호걸 무덤도 들어서 있다.


가슴받이를 둘러매고 있는 작은 보살상

보살상이 춥지 말라고 덮어 주는 것 같다.^^


석불 피라미드

수많은 석불이 모여 마치 작은 피라밋 형태를 이루고 있다.




 

가슴받이 뿐만 아니라 모자를 크고 있는 아기 보살상이 귀엽기까지 하다.


 

사당에 들어가기 전에 12개의 불상이 나란히 놓여있는데
이 불상에 차례대로 물을 끼얹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한다.

진작 알았으면 로또나 맞게 해달라고 소원을 비는 건데 아쉽다.^^



도로도

다양한 묘비를 보며 걷다보니 도로도에 도착했다.
등불 2만여 개가 천장과 방 안에 가득 들어차 있는 사찰이다.
전국에 있는 진언종 신자들이 바친 만등이다.
나약한 인간은 이러한 모습에 경건해 질 수 밖에 없는듯하다.


 

길 양옆으로는 오랜 풍상을 겪어오면서 이끼로 뒤덮인 묘비에서부터
주먹 정도 크기의 앙증맞은 묘비에 이르기까지
천태만상의 묘석으로 이뤄진 산림공원공동묘지를 이루고 있다.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듯 이끼가 끼어있는 모습이 보인다.



 

묘비들 사이를 걷고 있어 왠지 으스스한 느낌만이 들 거 같은데 그렇지도 않다.
곳곳에 있는 빨간색 가슴받이를 둘러매고 있는 보살상,
모자를 쓰고 있는 보살당 등이 귀엽고 재밌있게 느껴져
참배길의 엄숙함을 순간 무너트린다.

그 앙증맞은 보살상 밑에는 관광객이나 참배객이 던지고 간 듯 동전들이 수북하게 놓여있다.



 

대기업의 묘비도 눈에 띈다.
마치 그 회사를 광고하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곳에 공양탑을 세우는 것을
높은 지위를 나타내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묘비를 만든다고 한다.
자릿세가 무척 비쌀텐데 일반 서민은 이곳에 묘비를 두는 것은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다양한 묘비외에 불상, 석탑, 공양탑등도 좁은 자리를 비집고 들어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서양인들도 보인다.
그들과 다른 일본의 정서에 그들은 어떠한 생각을 가질지 사뭇 궁금하다.

 

 



나무에 박혀있는 동전

밑부분이 잘라져버린 커다란 나무의 갈라진 틈에 동전을 박아넣은 것이 보인다.
'소망을 비는 차원일까!' 혼자 상상해 보았다.  



 

가슴받이는 대부분 빨간색이었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나무의 갈라진 구멍에 자리를 잡은 보살상도 있다.

 

 

엄숙하고 무게감을 느끼게 하는 오쿠노인의 참배길에서 죽음에 대한 암울한 생각보다는
삶에 대한 애착과 그 순간 살아 숨을 쉬며 걷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끼게 되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일본은 4번 방문했지만 고야산은 일본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소였다.

 

입장시간: 08:30 - 17:30(5-10월), 08:30 - 17:00(11-4월)
전화: 0736-56-2002
요금: 무료
휴무일: 연중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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