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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China

[중국여행/사천성] 송판, 가장 사랑스러웠던 중국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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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사랑스러웠던 중국도시, 송판

[사천성/중국여행]

 

황룡에서 출발한 버스는 다시 구채구로 돌아간다.

버스창밖으로는 고산지대의 황량한 벌판에 티벳식 건물들이 그림처럼 펼쳐져있다.

날씨가 좋으면 설산까지도 볼 수 있는 곳인데 흐린 날씨가 원망스럽다. 

날씨도 좋고 계획한대로 여행일정 착착 맞아떨어진다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는 경우는 거의없다.

그렇지만 이것 또한 자유여행이 가질 수 있는 묘미이기도 하다. 

 

구채구를 이미 들려서 다시 가야할 이유가 없기에 성도로 가는 버스가 있는 송판으로 가야했다.

어제 버스표를 사면서 중국인이 알려준 천주사(차인주쓰, 황룡에서 차로 약 1시간 반정도 걸림)에 내리니

송판으로 가기위한 택시가 몇 대 대기하고 있다.

천주사에서 송판으로 가는 버스가 없기 때문에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그런데 버스에서 늦게 내리는 바람에 몇 대의 택시는 중국인의 차지가 되어버렸고,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트럭이 있다. 혹시 송판 갈 수 있냐고 물으니 타라고 한다.

흥정을 하고 트럭 뒷자석에 탔다. 여기서 송판 버스터미널까지는 차로 약 30여분... 

차도 거의 없는 길을 트럭 운전사는 싱싱 달린다.

어는순간 백밀러를 통해서 나를 흘쩍흘쩍 처다보는 운전기사의 모습이 보인다.

그러다가 눈이 마주치면 음침한(?) 미소를 짓는데 기분이 좀 이상했다.

 

'혹시, 강도로 돌변하는것 아닌가?'

 

이런 이상한 생각까지 든다. 더욱이 운전사 얼굴이 아주 험악하다. 거의 조폭수준이다. ㅠㅠ

 

'송판으로 가는길 맞나? 처음이라 알수가 있어야지'

 

주변은 온통 인적도 없는 벌판이라 강도로 돌변해도 도와줄 사람도 없다.

약간 긴장을 하며 여차하면 차에서 뛰어내릴 준비를 했는데...  내가 너무 오버했나..

트럭 운전사는 목적지에 무사히 데려다준다.^^

 

송판 버스터미널에서 성도행 버스를 알아보니 다음날 6시 30분 출발이다.

 

 

 

 

 

 

 

 

버스표를 구하고 나서 길가로 나오니 역겨운 냄새가 진동한다.

돼지를 가득실은 트럭이 한대 주차해 있었는데 냄새의 원흉이다.

그날 돼지 냄새가 그렇게 지독할줄 처음 알았다. 청소를 너무 안해서 그런가...

 

 

 

 

 

 

 

사람도 차도 거의 안보이는 송판의 첫인상은 썰렁했다.

외곽지역이라 그런것 같다. 이곳에서 일단 해결해야 할 것은 저녁식사와 숙소를 잡는 것이다.

송판 버스터미널 바로 옆에 고맙게도 한국인 식당이 있다.

상호는 '나쁜삼촌', 한번 들으면 쉽게 잊기힘든 강력한 상호이다.

보통은 여행중에 한국음식점은 거의 안 찾는 편이지만, 사천성은 달랐다.

짜고 맵고... 매운것은 견디겠으나 너무나 짠 사천성 음식은 정말 정말 맛이 없었다.

지금껏 먹었던 음식중에 가장 맛없었던 음식을 꼽으라면 이집트와 중국 사천성이다.

한국인 식당이 반가운 이유다.^^  

 

허름한 문을 열고 들어가니 한국인 사장님이 없다. 여행을 가셨다고 한다.

얼마후, 된장찌게가 나오니 그렇게 반가울수 없다.

 

 

 

 

 

 

 

식사 후 숙소를 찾기위해 무작정 거리를 걸었다.

송판은 도시이지만, 백두산 높이인 해발 2,700에 위치해 있는 곳이다.

고산지대에 적응했는지 다행이 이곳에서는 고산병이 생기지 않았다. 

 

 

 

 

 

 

 

'나쁜삼촌'에서 100여 미터쯤 걸었을까!! 호스텔이 있다.

생각보다 빨리 찾았다. 독방과 도미토리가 10위안 밖에 차이가 나지않아 독방을 잡았다.

침대 하나가 있고 공간이 거의 없는 방이지만, 잠만 자면 되기에 그다지 불편하지는 않다.

 

 

 

 

 

 

 

 

숙소에 짐을 던져놓고 거리로 나왔다.

고도인 만큼 성곽이 보인다. 남대문이나 동대문 같은 고성 문에 조명이 들어오니 운치를 더한다.

  

 

 

 

 

 

 

 

 

 

공공건물 같은데 밤이되니 시민들의 장소로 이용되고 있었다.

삼삼오오 모여 전통춤(?)을 추기도 하고 농구를 즐기는 사람들,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

소박한 그들의 삶의 모습들이 정겨워 보인다.

그들은 소수민족인 티벳 장족이다.

  

 


 

 

 

 

 

 

 

 

감기에 걸렸는지 코를 질질 흘리는 꼬마가

낯선 이방인이 신기하고 반가웠는지 계속 처다보며 반가워한다.

사진을 찍어주며 놀아줬는데 나중에 헤어지려고 하니 눈물을 터뜨린다.

꼬마를 안고있는 누나(?)에게 다른 곳으로 가고있는 나를 따라가라고 손으로 계속 가리킨다.

다른곳으로 가고있다가 뒤를 돌아보니 조금전에 만났던 아이들이 헤어지기 싫은지 나를 계속 따라오고 있다.

 

 

 

 

 

 

 

@ 송판의 아이들 [사천성/중국여행]

 

 


 

 

 

 

 

아이들이 우리나라의 딱지 같은 것을 가지고 놀고있다.

나를 보자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는 아이들.. 

장난기가 발동해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한 아이를 구석에 몰아넣으니 순간 당황했나보다..

눈을 크게 뜨고 겁먹은 표정이다.^^

 

'착한 사람이란다 겁먹지 마~~~'

 

 

 

 

 

 

 

 

 

 

슈퍼에 들어가 다음날 버스로 이동하면서 먹을 빵과 물을 샀는데 여기는 물가도 착하다.

가게문이 다 닫고 거리에 사람이 없을때까지 하염없이 거리를 걸어다니고 싶었지만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서 숙소로 돌아왔다.

다음날 정말 떠나기 싫었지만 성도에서 장가계가는 비행기표를 미리 사놔서 어쩔수 없이 이별을 해야했다.

 

 

목적지 없이 무작정 걸어만 다녀도 마음이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졌던 송판...

짧게 머물렀지만 6번의 중국여행에서 가장 사랑스러웠던 도시로 송판을 뽑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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