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외/India

[인도여행] 인도여행의 시작, 기차타기

반응형



[인도여행] 인도여행의 시작, 기차타기


버스는 인도의 수도 델리로 향한다.


버스로 마날리 -> 델리 구간은 14시간 걸린다고 하였으나 예정보다 3시간이나 늦은
17시간이 걸렸다.

델리에서 버스가 멈춘 곳은 번화가인 코넛플레이스 근처.

델리에서 우선 하여야 할 일은 바라나시로 가기위한 기차표를 사는 것.

지나가던 오토릭샤를 불러 뉴델리역으로 향했다.

참고로, 오토릭샤는 태국의 툭툭과 비슷한 인도의 3륜차라고 생각하면 된다.
얼마 후 뉴델리역에 도착했다.

요금을 주니 오토릭샤 기사가 처음에 제시했던 금액보다 RS 10을 더 내라고 한다.

황당한 표정으로...


‘왜 RS10을 더 내야 하나요?’’


오토릭샤 기사는 무섭게 노려보더니 신경질적 말투로 RS 10을
더 내라고 한다.

처음 흥정한 금액만 내고 오토릭샤에서 내린 후 뒤도 안 돌아보고 곧장 앞으로 갔다.
(얼마 안되는 돈이라도 바가지 쓰면 괜히 기분이 나빠지는 배낭여행자의 심리라고 할까!!)

티벳지역이라 순박했던 모습의 레와 마날리의 인도인이 아니라 이제부터 진짜 인도를
마주 대하는 구나...

피곤하지 않은 여행이 되려면 어느 정도 긴장을 유지해야 할 것 같다.

뉴델리역 주변은 수많은 인파와 호객꾼, 오토릭샤, 샤이클릭샤, 자동차등이 엉키고 설켜서 무척 혼란스럽다.

인력의 물결이란 것이 이런거구나!!

혼잡과 혼란이 공존했던 이집트 카이로나
베트남 호치민의 오토바이의 물결을 경험해 봤지만 그래도 이곳 나름대로 당황스럽다.








뉴델리역으로 가기위해 극도로 혼잡한 도로를 무사히 건너니 이번에는 호객꾼들을 불나방 처럼 끊임없이 달라붙는다.

날씨도 무척 덥고 여러가지 상황과 맞물려서 불쾌지수가 하늘을 찌른다.ㅜ,ㅜ

뉴델리역 2층에 있다는 외국인 전용 예약사무소를 향하던 중 인도사람이 말을 걸어온다.


‘표 보여주세요’

‘표 없어요. 외국인 전용 예약 사무실 어디 있나요?’


사진이 붙어있는 명찰을 보여 주면서


‘공무원입니다. 검증된 사람이니 믿어도 되요. 외국인 전용 예약 사무실은 바로 길 건너에 있어요. 따라 오세요’


사무실이 다른 곳으로 옮겨졌나 보다. 가우뚱하면서 따라갔다.

건물 간판에 크게 인포메이션 마크가 있고 Goverment of India Tourist office 라는 문구가 써져있어

별다른 의심없이 사무실로 들어갔다.
2층에 올라가니 작은 공간의 사무실에 직원이 한명 있다. 뭔가 의심쩍다.

직원에게 기차표를 문의하니 기차표가 다 매진됐으니 자기가 특별히 알아봐 주겠다고
하면서 어딘가로 전화를 건다.

한 참을 이야기 하더니 목적지인 바라나시, 아그라 그리고 다시 델리 3곳의 기차표는
합해서 RS 6,000이라고 한다.

왜 이리 비싸냐고 물었더니 매진된 자리를 자기가 확실하게 확보하는 것이라
50%가 추가로 요금이 붙어서 비싸다고 한다.

의심이 들어 다시 물어본다.


‘여기 외국인 전용 예약사무실 맞나요?’

‘그럼요. 당연히 맞습니다. 저는 당신을 도우려고 하니 걱정마세요.’


너무나 비싼 가격이 아무래도 수상해 사무실에서 나왔다.

다시 뉴델리역으로 다가가니 깔끔하게 옷을 입은 사람이 공무원이라고 하면서
표 사는데 도와주겠다고 또 달라붙는다.

그 사람을 뿌리치고 역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2층에 International Tourist Bureau 가 있다는 표지가
붙어있다.

2층으로 올라가니 진짜 외국인 전용 사무실이 있다. 
목적지 3곳의 기차표를 구입하니 합해서 RS 660 이다.

무려 9배 가까이 차이나는 금액이다.
처음에 갔던 곳은 외국인 여행자들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여행사였다.

인포메이션은 마크는 정보를 얻기 위해 들어가는 곳인데

인포메이션이 써져있는 간판을 내걸고 있는 곳이 여행자들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여행사였다니...

인도 정부는 외국 여행자들이 계속 속고있는 것을 방관하는지 한심하다.








역안에는 짐을 맡아주는 보관소가 있어 배낭을 맡길 수가 있다.







인도기차가 몇시간씩 지연되는게 보통이라는 말을 익히 들어서 걱정했지만
놀랍게도 약속한 시간에 정확히 도착한다.

기차가 정확히 역에 도착하는 것은 당연한 건데 인도라서 그런지 기분이 좋다.

기차에 올라타니 오늘밤을 함께 할 보금자리인 SL(Sleeper Class)이 보인다.

SL은 가격이 비교적 저렴해서 배낭여행자들이 많이 이용한다.
3명씩 앉을 수 있고 앞자리와 마주보고 있는 좌석이다.

잠을 잘 때는 등받이를 올리면 3층 간이 침대가 돼서 3명이 잘 수 있다.

표를 구입할 때 SL의 맨 윗칸 침대자리를 달라고 하는 것이 좋다.
(Upper bed라고 하면 된다)

아래칸은 자고있는 동안 짐이나 물건을 도난 당 할 확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앞에 앉은 독일인은 도난으로부터 불안한지 배낭을 철끈으로 단단히 묶어
고정 시켜놓았다.

천장에 선풍기가 세 개 있는데 한 개가 고장이다.

쥐가 먹을 것을 찾아 왔다갔다 하고 창문에는 바퀴벌레가 득실득실하다.

쥐와 바퀴벌레 그리고 사람이 같이 공존하는 곳... 그 곳이 인도다.








가차안은 마치 포로수용소 같다. 그나마 SL은 괜찮은 편이다.

인도 현지인이 많이 이용하는 Second Class Seat는 자리가 정해져 있지 않아서

자리 경쟁이 매우 심하다고 한다. 자리에서 일어서면 다른 사람이 바로 앉아 버린다고 한다.














휴지를 달리는 기차 창밖으로 던져버리는 모습을 여러번 목격했는데 인도 답다!!^^


























내 자리 앞에 앉은 캐나다, 미국, 독일인.

캐나다인은 바라나시에 음악을 배우러 간다고 한다.

바뀌벌레를 보고 아무렇지도 않은듯 손으로 툭툭치는 모습이 인도에 많이 적응한듯 하다.

미국인은 농부. 젊은 사람이 농부라니 의외다.

거만한 미국인만 떠올리고 있었는데 농부라 그런지 의외로 착하고 순수한 면이 있는 친구다.

독일인은 병원에서 일한다고 한다.

다들 위트가 넘쳐서 기차를 타고 가는 동안 지루하지 않았다.








나의 옆자리에는 일본인이 앉았다. 둘 다 학생이고 여자분은 중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중이라 한다.

남자분은 갠지스강에 가면 더러운 물에서 목욕을 시도해 볼 예정이라고..

혹시 ‘다이어리아’에 걸렸냐고 물으니 다이어리아가 무슨 뜻인지
전자사전을 찾아 본다.

잠시 후 피식 웃으면서 지금 설사 때문에 고생중이라고 한다.

운이 좋았는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도 여행 중 경험한다는 설사를 경험하지 않았다.














밤새 기차는 달려 델리에서 13시간 만에 바라나시에 도착했다. 역에서 나오니 샤이클릭샤 기사가 달라붙는다.

샤이클릭샤는 인도의 인력거이다.

바가지 씌우려는 샤이클릭샤를 피해서 좀 떨어진 곳에 가만히 서있는

순하고 나이들어 보이는 샤이클릭샤 기사분에게 알까호텔로 가자고 했다.

샤이클릭샤 기사분은 나를 뒷자리에 실고 비가와서 물이 고이고 진흙탕이 된 비포장 도로를 두발로 힘들게 운전하면서 간다.

나이 들어서 힘들게 살아가는 모습이 불쌍히 여겨진다.

좁고 경사가 있는 복잡한 골목길에 이르자 샤이클릭샤로 더 이상 갈 수가 없다.

기사분은 내 배낭을 어깨에 짊어지고 미로와 같은 골목길을 들어간다. 이런 서비스까지 해주다니 감동!! 

몇 분을 걸었을까... 건물의
대문앞에 멈추더니 짐을 내려놓는다.


‘이곳이 숙소입니다.’


확인해 보니 도착한 곳은 알까호텔이 아닌 ‘샨티게스트 하우스’였다.


‘여기 좋아요. 여기 묵어요’

‘여기 알까호텔 아니잖아요’

‘지금 우기라 알까호텔 가봤자 전망도 그리 좋지 않고 가는 길도 복잡해요.
이곳이 더 좋습니다.‘


순박해 보이던 기사분의 인상은 어느새 사라지고 없다.

화가 났지만 무더운 날씨에 미로와 같은 길을 짐을 들고 이동하기도 귀찮고... 그냥 이곳에 
머물기로 결정했다.
 
아마도 기사분은 이 숙소와 뒷거래가 있었음에 틀림없다. 

말로만 많이 듣던 인도, 실제로 경험해 보니 쉽지 않은 여정이다.ㅜ.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