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로키 요호국립공원: 하이커들의 성지 '오하라호수(Lake O'Hara)' 트레킹

    2025. 9. 23.

    by. 큐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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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커들의 성지

    '오하라호수(Lake O'Hara)' 트레킹

    [캐나다 로키 요호국립공원]

     


     

    캐나다 로키의 5개의 국립공원 중 하나인 요호국립공원은 밴프 옆동네에 있는 국립공원으로 작지만 임팩트 있는 곳이다. 요호국립공원에서 일반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곳이 에메랄드 호수이지만, 그곳에 캐나다 로키의 숨겨진 보석인 오하라호수가 있다. 청정지역인 캐나다 로키에서도 원시적인 모습 그대로 보존하려고 일반인의 접근을 꺼리는 곳! 하이커와 산악인들의 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개인적으로 여행 버킷리스트 1순위로 꼽는 곳이라 그런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이곳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슴이 두근거렸다.   

     

     

    오하라호수에 가는 방법은 2가지가 있다. 걸어서 11km를 가거나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셔틀버스 예약은 거의 로또 수준이라 미리 포기하고 걸어서 가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트레킹을 선택하면 무조건 걸어가야 한다. 자전거, 오토바이, 전동 킥보드 등도 이용하면 안 된다. 그리고 오하라호수에 도착하면, 추가 5~10km 정도 트레킹을 할 수 있으므로, 하루에 거의 30km를 산행해야 하는 힘든 일정이다. 접근성의 어려움과 인원제한으로 의해 캐나다 로키에서도 원시림이 가장 잘 보존된 지역이기도 하고, 그 원시림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청정지역이다. 웅장한 로키의 거봉을 보는 시각의 즐거움도 있다. 

    비포장 도로를 따라 11km를 걸으니 오하라호수까지 3시간 정도 걸린다. 평지는 아니고 오르락 내리락 거리며 조금씩 고도가 높아진다. 지루할 것 같지만, 가는 길에 울창한 침엽수 사이로 걷는 것도 상쾌하고, 로키의 거봉을 보는 시각적 즐거움도 있다. 

    올 때는 셔틀버스에 빈자리가 있으면 선착순으로 탈 수 있다. 오는 셔틀버스는 확률이 좀 더 높다고 하며, 현금을 지불하고 타면 된다고 한다.     

     

     

    워낙 많이 걷는 일정이고 2~3일 동안 힘들게 다녔던지라 트레킹을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조금 있었지만, 오하라호수까지 잘 도착했다. 매점이나 그런 것이 없기 때문에 도시락이나 물, 간식 등을 미리 준비해야 하는데, 오하라호수 입구에 테이블이 몇 개 있어 도시락을 먹으며 쉬기에 좋다. 

     

     

    나무와 건물에 가려 오하라호수가 바로 앞에 있는줄도 모르고 걷다가 갑자기 마주쳤다. 믿거나 말거나 순간 영혼이 빠져나가는 듯한 충격적인 느낌이었다. 지금까지 여행(네팔, 인도 히말라야, 남미 파타고니아, 알프스, 노르웨이, 뉴질랜드 등) 하면서 본 풍경과는 차원이 다른 환상적이고 압도적인 풍경이었다. 바로 앞에서 보고 있으면서도 실제로 존재하는 풍경이라고 믿어지지 않는다. 말문이 막힌다는 표현을 이럴 때 쓰는 걸까? 뭔가 말을 하려고 해도 입이 마비돼서 말이 안 나온다. 

    납작한 돌들이 깔린 맑은 호수 뒤쪽으로는 옥빛의 호수가 펼쳐지고 그 뒤로는 세 갈래로 떨어지는 폭포가 보인다. 나무 몇 그루가 있는 작은 섬(?)은 이곳의 환상적인 풍경에 좀 더 힘을 실어주며, 앞에 떡 버티고 있는 거대한 빙벽은 웅장하다. 보이는 모든 풍경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인생최고의 풍경을 만든다. 더군다나 이곳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으로 좋은 이유 중의 하나가 고요함이다. 이런 엄청난 풍경이 보존과 접근제한으로 인해 고요함이 존재한다. 이곳에서 트레킹 하며 하루 종일 만난 사람이 고작 10여 명 약간 넘는다고 하면 믿어질까? 사진으로는 당시의 공간과 시각감을 도저히 표현할 수 없다. 사진보다 백만 배 아름답다고 할까!

     

     

    오하라호수에는 완전 자연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롯지도 있다. 오두막 형식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가격도 워낙 비싸지만, 예약하는 것도 엄청 어려워 3년 전에 예약해야 숙박이 가능하다는 말도 있다. 오하라호수에서 버킷리스트를 하나 지웠지만, 오하라호수 롯지에서 가족과 하룻밤 묵는 것이 다시 버킷리스트가 되었다. 

     

     

    그곳에서 마주친 동물들! 그 중에서 설치류지만 커다란 덩치로 깜짝 놀라게 만들었던 놈은 호리마멋(Hoary Marmot)이다. 바위가 많은 고지대에서 보이며, 휘파람 소리로 유명하다고 한다. 오하라호수 트레킹은 곰이 출몰하는 지역이라 곰스프레이를 지참하거나 여려 명이 같이 다니는 것이 안전하다. 

     

     

    처음 보았던 오하라호수가 전부가 아니었다. 옆쪽으로 훨씬 넓은 면적의 오하라호수가 있다. 호수의 반정도 걸었지만, 한 바퀴 도는 데는 1시간이면 충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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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하라호수 주변으로는 수없이 많은 트레일과 호수가 있다. 그래서 이곳을 전부 보려면 몇칠은 더 봐야 한다고 한다. 하루 일정이라 유명한 전망대인 오파빈 전망대까지 트레킹 하기로 했다. 오파빈 전망대로 가는 도중에 오하라호수 옆에 있는 메리호가 내려다 보인다. 

     

     

    가파른 길로 올라가지만, 전망대로 올라가는 도중에 보이는 풍경도 워낙 압권이라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전날에 날씨가 워낙 변덕스러웠는데, 이날은 날씨까지 완벽하다. 

     

     

    오파빈전망대

     

    오파빈전망대에 도착했다. 그냥 미쳤다. 미친 풍경이다.

    내려다 보이는 3개의 호수는 각자 다른 색깔을 뿜어내며, 로키의 빙벽가 깎아지른 절벽이 둘러싸고 있는 풍경! 인간 세상이 아닌 신들의 세상에 들어온 느낌이다. 더군다나 주위에는 같이 간 여행동무 한 명 빼고 아무도 없어 정적이 흐른다. 고요함을 깨는 것은 바람 소리뿐!  

     

     

    옥빛이었던 오하라호수는 전망대에서 보니 청록색을 띈다. 호수의 일부가 안경을 쓴 것처럼 보여 신기방기!

     

     

    워낙 광활한 풍경이라 카메라에는 다 안 들어와 핸드폰의 파노라마 기능을 이용해서 찍어봤다(아래 사진). 그래도 호수의 일부가 잘라졌다.ㅠㅠ   

    오하라호수를 처음 봤을 때 영혼이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면 오파빈 전망대에서는 '영혼의 떨림'이라고 할까! 이미 50여개국을 여행했지만, 평생 여행만 해도 더 이상의 풍경은 없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오파빈전망대에서 내려와 떠나기전 다시 오하라호수로 왔다. 이곳 주변의 트레킹을 반의 반도 못했지만,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충격이었던 오하라호수! 나중에 알고 보니 오하라호수에서 오예사호수로 가는 트레일이 더 아름다웠다는 놀라운 사실. ㅠㅠ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반드시 다시 올 곳이라 그 때에도 이 원시림을 잘 보존되길 기원한다. 캐나다에서도 보존한다고 노력하는 곳이지만, 산불로 한순간에 모든 것이 타버리는 곳이기도 해서.ㅠㅠ 정신없이 걷다 보니 그날 5만보 정도를 걸었지만, 뭔가 성취했다는 기쁨이 이렇게 클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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