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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Myanmar

[미얀마여행/양곤] 도착 그리고 방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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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 그리고 방황

[양곤/미얀마여행]

 

인천공항을 출발한 베트남 항공은 하노이를 잠시 경유하고, 미얀마의 경제, 문화의 중심지인 양곤으로 들어간다. 많은 사람들이 양곤

을 미얀마의 수도로 알고 있지만, 2006년 네피도에게 수도를 넘겨주었다.
미얀마는 주변국에서 육로로 들어갈 수 없고 비행기로만 출

입이 가능한 곳이라 양곤은 여행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하는 도시가 되었다.



미얀마는 어떠한 나라일까?


찬란하고 신비스런 불교 유적지, 군사정권, 거리의 스님들, 순박한 사람들...
이런 저런 나의 주관적인 생각으로 머리에 떠올려진 단어를

나열해 본다.
여행이 끝나면 아마도 새로운 단어가 더 추가될 것이다. 하노이에서 약 1시간 50분정도 날아온 비행기는 양곤공항에 도

착했다.
이곳은 우기라고 말해주듯 하늘은 잔뜩 찌푸린 모습이다. 국제공항이라고 명명되기에는 초라한 양곤공항에서 걱정되는 것은

비자.
미얀마는 비자가 필요한 나라인데 올해 6월부터 도착비자가 가능하게 되었다. 그런데 11월달에 치러지는 선거 때문에 9월달부터

도착비자 발급을 무기한 중지한다고 한
다. 9월달이 몇일 안남은 시점이라 도착비자가 가능하긴 했지만 혹시나 안되면 어쩔까 걱정이

살포시 든다. 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문의해 봐도 확실하지 않으니 미리 비자를 만들어 가는 편이 좋다는 말만 반복했기 때문이다.
비자

문제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사진한장과 한페이지의 개인정보를 작성하고 $30을
내니 귀찮다는 듯 빨리 처리해 준다. 공항에서 나오

니 1차 관문을 통과한거 같아 안심이 된다.





여행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것 중의 하나는 숙소를 찾는 것. 양곤 중심지의 게스트 하우스 가 몰려있는 곳의 숙소를 저울질 하다가

같이 여행길에 오르게 된 여행동무(직장상사지만 편의상 여행동무로 호칭)의 미얀마 친구가 추천해 주었다는 오키나와 게스트 하우스

에 짐을 풀게되었다.
이름만 들으면 일본인이 운영하는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지만 약간 까칠스럽게 맞아준 사람은 2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미얀마인. 
더블실을 보여달라고 하니 18$을 부른다. 방은 동남아의 여느 나라의 게스트 하우스와 별다를 것 없는

방이다.
동남아 국가에서 가장 못사는 국가로 알고 있는데 18$이란 요금은 내게는 터무니 없이 비싸게만 느껴진다. 깍아달라고 하니

까칠스럽게 대답한다.


“NO"


다른 방이 없냐고 물었더니 2층으로 데리고 가서 방을 보여준다. 허름한 방에 2명이 자기에 비좁은 침대가 하나 놓여있다. 이방의 요금

은 15$.
비도오고 밤이라 다른 곳 알아보러 이동하기도 귀찮아서 결국 18$짜리 방을 선택했다. 동남아의 게스트 하우스에서 10$ 이상

의 방을 쓰지 않았던 내게 비싸게 느껴졌던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래도 조식이 포함되어 있다니 그나마 위안을 삼았다.





“저녁을 먹으려고 하는데 근처에 괜찮은 식당 있나요?”

"왼쪽으로 쭉욱 가면 음식점 많아요. 찾아보세요"


다시 까칠하게 이야기 하는 종업원(주인인지 매니저인지는 모르겠다). 별다른 계획 없이 무작정 시내투어하며 저녁까지 해결하기로

하고 숙소를 나섰다.
거리에 나오니 중심가라고 하기에는 초라하게만 느껴진다. (문닫은 상가도 많고, 비고오고 그래서 그렇게 느껴진

거 같다.)
거리는 가로등도 없어 검은색의 암흑가(?)였고 거기다가 비는 점점 거세진다. 거리에 줄줄이 나열된 노점상과 따라붙는

걸인들... 거기다가 힌두사원까지...


다시 인도에 온 건가!!! 잠시 인도가 생각났다.^^


익숙치 않은 환경에 움찔했는지 여행동무는 숙소로 무작정 향한다.
나도 얼떨결에 숙소를 따라 들어오니 여행동무는 비오는 어두운

밤거리에 한 여인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미동도 없는 아기를 업고 자신에게 구걸하는 모습이 몹시 섬뜩해서 무작정 들어온 거라고

말한다.
배낭여행하면서 걸인들이 따라오는 것은 여러번 경험해 봐서 대수롭지 않았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 걸인이 업고 있었던
 
아이가 마치 죽은거 처럼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아이라고 하기에 많이 작았다. 얼굴을 안 보이도록 그 여인은 앞에서 아이를 품고

얼굴은 등으로 향하게 했다.


인형을 이용한 속임수!!! ㅡ,ㅡ





이런 황망함이 있은 후 아직 저녁을 해결하지 못한 상태였는데 마침 숙소에 일본인 여행자가 보였다.


“주변 지리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데 괜찮은 음식점 아시나요?”

“인도식, 미얀마식, 중국식 있는데 선택해 보세요?”

“상관없어요. 아무곳이나 괜찮은 곳 추천해 주세요?”


일본인의 안내를 받아 시청 맞은편 도로변에 있는 인도식 현지 음식점을 찾았다.
숙소에서는 도보로 약 5분 정도 되는 거리이다.

메뉴판을 보면서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옆에서 식사하고 있던 인도계 미얀마인이 탈리를 먹어보라고 추천해 준다.


탈리...탈리...탈리....


뭘까 뭘까??? 인도여행 때 먹어본듯 한데 생각날듯 하면서 생각이 안난다.
그래도 추천해 줬는데 먹어줘야지...음식이 나왔다.


앗. 이거구나.... 허걱~





인도, 네팔 여행때 가장 싫어하던 음식. ㅡ,ㅡ 한번 먹어보고 절대 다시는 안 먹었던 인도의 백반과 같은 음식.

철판에 담아서 나온 짜파티(밀가루를 반죽해 납작하게 만들어서 구워낸 것)를 먹으며 주변을 둘러보니 인도계 미얀마인이 많다.

여기가 인도인지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인도를 싫어하는 것은 아닌다. 개인적으로 아주 좋았던 여행지이다.) 미얀마는

인도와 붙어있어 인도계 미얀마인이 많다.
그래도 이곳의 탈리는 내가 먹어본 탈리 중에 최고였다. 인도보다 맛이 덜 강했기 때문이다.

일본인은 양곤에서 일주일 가량 머물면서 자신이 개발해 놓은 맛집이라며, 합리적인 가격과 청결상태가 비교적 괜찮다며 이곳을

칭찬한다.
안내해 준 것도 고마운데 아직 환전을 못해서 달러만 가지고 있는 우리에게 식사비까지 지불하려고 한다. 내가 불쌍해

보이나.... 잠시 반성을 해본다^^ 
식사 후 숙소에 돌아오니 뭔가 많이 허전하다. 고작 저녁 9시 약간 넘은 시간인데 숙소에서 마냥

빈둥거리기에는 시간이 아깝다.
혼자서 다시 거리로 뛰쳐나갔다. 대부분의 상점들은 문을 닫았고 몇몇의 노점상만이 거리를 지키고

있었다.


괜히 나왔나!! 
정말 볼거 없네 ㅡ,ㅡ


어둡던 거리는 갑자기 완전히 검은색으로 변한다. 정전이다.
그나마 있던 약간의 불빛이 정전으로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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